다가오는 2018년 4월 결혼식을 올리는 친구 웨딩 촬영장 구경을 핑계로 오랜만에 대봉동 웨딩골목에 가볼 수 있었다. 통통이(딸)이 내 품에서 자고 있어서 한참을 의자에 앉아있다 보니 2012년 겨울, 우리 웨딩사진 찍을 때가 생각났다. 어느덧 5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내 품엔 만 3살이 넘은 딸이 안겨 자고 있는 것이 새삼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웨딩 촬영은 다시 해보고 싶지는 않다.

 

촬영과 사진 선택이 길어져 저녁 8시가 훌쩍 지나서야 마무리 되자 모두들 배가 고팠다. 함께 있던 친구들과 와이프들의 활동 무대가 대봉동이 아니기에 촬영 끝나고 어디서 뭐 먹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라 몇몇이 검색을 시작했다.

 

후보지에 오른 곳은 다음과 같았다.

1. 야끼야 - 일본 덮밥 도시락, 개당 10,000 ~ 14,000원, 걸어서 10분

2. 닭한끼 - 대갈비 찜닭, 크림 찜닭, 닭매운탕, 1마리(4인분) 25,000원 ~ 37,000원, 걸어서 5분

 

야키야는 순전히 블로그 검색으로 찾게 되었고, 닭한끼는 매장 직원분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 직원분께서 닭한끼에는 아는 사람 데리고 가서 실패한 적은 없지만 자리가 많지 않다고 일러주셨다. 두 군데 중 한 곳은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모두 8명(어른6+베이비2)을 위한 자리가 마땅치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광석거리를 걸으며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88식당"이 눈에 띄어서 가보기로 했다.

 

 

<사진1. 88식당 입구>

- 주소 :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450길 18(대봉동 4-2)

- 전화번호 : 053-255-4826

 

 

 

<사진2. 88식당 라무네, 구슬사이다>

 

 

<사진3. 88식당 메뉴>

 

88식당 내부에는 <사진2>와 같이 라무네 빈병이 많이 보인다. 숫자 "88", "오륜기", 내부인테리어 등으로 미루어보아 88식당은 88 서울 올림픽과 어떤 연결고리를 두고자 하는거 같은데, 라무네(구슬사이다)를 판매하고, 그 빈병을 식당 곳곳에 전시하고 있는 것은 뭔가 조화롭지 않아 보였다. 우리 가족은 지난 2017년 5월에 일본 후쿠오카를 여행하며 라무네를 접해봤기에 반가운 맛이 주문해서 마셔봤다. 통통이가 짱구를 마시고 싶어해서 주문하기도 했다;;

 

메뉴는 크게 돈가스와 덮밥이다. 사이드 메뉴로 튀김류와 파스타가 있다. 돈가스는 7,000원 ~ 8,500원, 덮밥은 8,000원 ~ 8,500원, 파스타는 8,000원 ~ 8,500원, 라무네는 3,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라무네는 인터넷에서 병당 최저 1,24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성인 6명이 먹기 위해 단품 6개와 사이드메뉴(새우튀김, 가라아게 튀김) 3개 및 라무네 3명을 주문했다.

-88돈가스

-마늘간장돈가스

-매콤칠리돈가스

-항정살덮밥 x 2

-갈비덮밥

 

 

<사진4. 88식당 88돈가스>

 

 

<사진5. 88식당 마늘간장돈가스>

 

 

<사진6. 88식당 매콤칠리돈가스>

 

 

<사진7. 88식당 돈가스>

 

 

돈가스의 첫인상은 괜찮았다. 단품 7~8천원에 순살돈가스이니 가격대비 적당했다. 하지만 주문한 돈가스 3가지가 모두 서빙되자 조금 실망했다. <사진4>의 88돈가스, <사진5>의 마늘간장돈가스, <사진6>의 매콤칠리돈가스는 모두 동일한 돈가스였다. 돈가스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가 다르고 돈가스 위에 뿌려지는 토핑이 다른 것이 전부였다. 가격도 500원 차이가 나서 맛이 다를 것이라 기대했는데,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돈가스 자체의 맛은 좋았다. <사진7>에서 보듯이 돈가스 단면도 먹음직스럽고 식감도 좋았다. 먹다보니 양이 조금 적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식사가 될 수 있다.

 

 

<사진8. 88식당 항정살덮밥>

 

 

<사진9. 88식당 갈비덮밥>

 

 

덮밥은 항정살덮밥과 갈비덮밥을 주문했다. 이 두 메뉴 또한 다른 점이라곤 항정살과 갈비 밖에 없었지만 가격은 500원 차이 났다. 고기를 제외한 다른 재료가 같으니 맛 또한 같았다. 덮밥과 함께 제공되는 반찬은 모두 특색이 없었다. 그냥 구색 맞추기 정도에 불과해서 차라리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반찬 중에서 <사진8>과 <사진9>의 왼쪽위에 있는 피클은 직접 담으신 거 같아 마음에 들었다. 다만, 톡 쏘는 맛이 너무 강해서 식초보다 빙초산을 쓴 거 같았다.

 

 

<사진10. 88식당 가라아게 튀김(좌), 새우튀김(우)>

-메뉴당 3,500원, 뭐 그냥 그랬다.

 

 

<사진11. 88식당 라무네 짱구 레몬맛>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88식당"이라는 이름과 "오륜기"를 내걸고 있으면서 메뉴는 일본식 덮밥과 라무네를 판매한 것은 조금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터넷 최저가가 1,240원이고 88식당에서 3,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니 다른 음료(콜라, 사이다, 소주, 맥주)를 생각하면 가격은 많이 비싸 보이지는 않지만, 저 작은 사이다 한 병을 3,500원에 다시 마시지는 않을 것 같다.

 

 

김광석거리 88식당에 대한 나의 평점 : 3.5점

- 5점. 그 집을 가기위해 간다.

- 4점. 근처에 갔다가 간다.

- 3점. 근처에 먹을게 없으면 간다.

- 2점. 근처에 먹을게 없어도 안간다.

- 1점. 여긴 아니다.


 

2018.01.05. 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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