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출처 : 국민만평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84347&code=30140000&cp=nv>

 

 

 

북한의 2018년 신년사를 시작으로 2여년 만에 남북대화가 시작되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스포츠)라는 좋은 계기가 있어 남북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런 대화중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구성되기에 이르렀다.

 

과거 10여년 이명박,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다소 불합리했던 일들이 바로잡히고 있으며,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며 현재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은 반대한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월 16일 진행된 기자 신년 간담회에서 한 다음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

- 여자 아이스하키가 메달권에 있거나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세계 랭킹 22위, 북한이 25위인데, 기량이 빼어난 북한 선수를 섞는 거라 (우리) 선수들도 큰 피해 의식 없이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 아이스하키는 선수들이 1~2분씩 계속 교대해가면서 뛰는데, 북한 선수가 우리 선수 쿼터(정원)를 뺏는 게 아니라 선수단 규모가 커지는 것이다.

 

 

우선,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그 나라 스포츠팀의 실력을 "메달권이 아니다."라고 정의했다. 세계 랭킹 22위를 "메달권"이라고 볼 사람은 적겠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많이 탄생하는 스포츠에서 "메달권이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2002년 5월 피파랭킹 40위이던 대한민국이 38위 폴란드(2:0 승), 13위 미국(1:1 무), 5위 포르투칼(1:0 승), 6위 이탈리아(2:1 승), 8위 스페인(승부차기 5:3 승)을 모두 꺾었으며, 11위 독일(0:1 패), 22위 터키(2:3 패)와 대등한 경기를 했으며, 최종 4위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한 국가 지도자의 마인드가 저렇다면 제2, 제3의 김연아와 스켈레톤의 윤성빈 같은 사람은 배출되지 않을 것이다.

 

 

<그림1. 2002년 5월 피파랭킹 - http://www.fifa.com/fifa-world-ranking/ranking-table/men/rank=97/index.html>

 

 

두 번째, 국무총리는 "우리선수들도 큰 피해의식 없이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는 발언을 했다. 국무총리의 시선에서는 큰 피해의식은 안보이겠지만, 선수 개개인의 (작은) 피해의식은 있을 것이라 본다. 그간 비인기종목이라는 무관심속에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했을 텐데, 정부의 "남북대화" 관련 방침 한 방에 선수들의 노력조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아이스하키는 팀과 팀이 경쟁하는 스포츠인데, 오랫동안 함께 연습을 함께한 동료들과 팀을 구성하는 것과 만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사람들과 한 팀이 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연습할 시간도 부족하다. 선수를 1~2분씩 계속 교대하기 때문에 필수적인 조직력이 크게 손상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우리나라 감독(캐나다 출신 새라 머레이(Sarah Murray)) 역시 “팀 케미스트리(유기적 화합)가 가장 우려된다”라며 우려는 표하고 있다.

 

세 번째, 선수들의 노력과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 세계랭킹이 22위이더라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룬 값진 소중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최종엔트리 23명 중에 북한 선수 단 1명이라도 포함되면 우리나라 선수 1명이 올림픽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가능성이 없겠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어떻게 일이 잘 풀려서 엔트리를 23명 이상으로 늘려 우리나라 선수 모두가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더라도, 각자 경기에 뛸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일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더라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

 

네 번째, 감독의 권한이 절대적으로 침해받고 있다. 선수 운용에 대한 결정은 절대적으로 감독의 결정이다. 반복된 연습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를 투입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 선수의 기량도 잘 모르는 북한선수를 쉽게 내보낼 수 있을까? 그렇다고 이런 분위기에서 북한선수들을 벤치에만 둘 수도 없을 것이다. 감독은 경기에서도 이겨야 하고, 남북대화분위기의 취지를 살려 남북 선수들을 골고루 등용해야 하고, 남한 선수들은 남한 선수대로 북한 선수들은 북한선수대로 제기하는 불만을 끌어안아(해결해)야 한다. 감독이 북한 선수한테 듣기 싫은 소리 한 마디 할 수 있겠는가? 이에 우리나라 감독 새라 머레이는 "단일팀이 성사되더라도 (경기 엔트리 구성 권한이 있는)내게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은 없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다섯 번째,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랭킹이 22위인데, 남북한 공동팀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그것은 누구의 몫인가? 남한 선수? 북한 선수? 감독? 정치권? 반대로 예상보다 나쁜 결과를 보이면, 누구의 탓인가?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남한 선수와 감독은 이 결과가 온전히 우리의 몫(탓)이라는 의욕과 책임감이 감퇴할 것이다. 그리고 정치권은 "스포츠 정신에 부각한 의미 있는 훌륭한 경기였다"라고 평가하며 정치도구로 활용할 것이다.

 

 

 

팀과 팀이 경쟁하는 스포츠 종목에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것은 유감이다. 국무총리의 위 발언도 유감이고, 아직까지 보도자료 해명 등으로 발언을 수습하지 않는 것도 유감이다. 또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단일팀 구성으로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는 없다. 양국 경기력이 비슷해 북한의 우수 선수를 참가시키면 전력이 보강되는 측면이 있다"고 한 것도 유감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큰 성과 중 하나는 북한의 참여이고, 최대의 오점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끝.

 

 

2018.01.17. 코리.

 

 

 

관련 기사

중앙일보 - 여자 아이스하키 메달권 멀어서 단일팀 해도 된다는 이낙연 (http://news.joins.com/article/22292628)

조선일보 - 여자 아이스하키 메달권 아니지 않나우린 세계랭킹 22, 25위인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7/2018011700240.html)

중앙일보 - 여자 아이스하키 감독 올림픽 임박했는데 단일팀 논의 충격적” (http://news.joins.com/article/22292577)

동아일보 - 아이스하키팀 다독인 문재인 대통령일부선수 단일팀 어이없어" (http://news.donga.com/3/all/20180118/88219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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