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조일시 : 2017.12.27.() 14:30 ~ 19:00

출조장소 : 경북 영덕 축산항 인근 도보 갯바위(영덕군 영해면 사진리 63-1번지 앞)

진입방법 : 성인남자가 낚시가방 1개와 40리터 밑밥통을 두 손에 들고 진입 가능. 중간정도의 난이도

출조결과 : 볼락(우럭) 25cm 1

 

 

지난 2017년 12월 초, 제주도 벵에돔 낚시에 이어 이날은 감성돔을 보기 위해 영덕 축산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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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전부터 날씨를 점검하며 휴가를 올리고 날을 잡았는데, 출조일이 다가올수록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바람뿐 아니라 파도까지 높다는 예보가 있어 상식적으로는 출조를 미루고 집에서 TV나 보는게 고생도 안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조일 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먹으면서도 고민했지만, 결국 출발하기로 결정하고 짐을 챙겼다.

 

 

<그림1. 2017.12.27. 영덕 축산항 인근 날씨1>

 

 

<그림2. 2017.12.27. 영덕 축산항 인근 날씨2>

 

<그림1>과 <그림2>의 날씨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풍향 : 서 - 북서

2. 풍속 : 6~8m/s, (순간돌풍 12m/s)

3. 파도 : 150cm 내외

4. 물때 : 2물, (간조) 04:47, 16:10 (만조) 09:21, 22:51

5. 기온 : -1˚C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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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 6~8m/s는 낚시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순간돌풍(12m/s)은 무시할 수 없었다. 기온도 영하1도 내외여서 강한 바람에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듯 했다. 더군다나 갯바위 낚시에서 파고가 150cm내외가 되면 높은 지형의 좋은 발판을 골라야 하기에 포인트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날 2~3시부터 6~7시까지 낚시를 할 계획이기에 간조시각이 16:10분인 점은 위안이 되었다. 일몰시각인 17:14분 즈음이 초들물이니 말이다.

 

 

<사진1. 출발 직전>

 

트렁크에 짐을 싣고 출발 직전에 낚시짐 사진을 찍었다. 40리터짜리 밑밥통 안에는 30리터짜리 밑밥통, 500ml 생수 2병, 그리고 작은 온수병 2개가 들어있다. 30리터짜리 밑밥통에는 릴, 포셉, 주걱통, 틀채 그물 등의 소품이 들어가 있다. 낚시대와 틀채, 그리고 밑밥주걱은 다이소에서 구입한 다용도 벨크로(찍찍이) 밴드(빨간색 원)로 묶어두었다. 그리고 살림망과 구명조끼가 보인다. 다이소의 다용도 밴드가 편할지, 낚시가방이 편할지는 조금 더 사용해 봐야 알 수 있겠다.

 

 

<사진2. 축산항에 도착했다.>

 

 

<사진3. 축산항 낚시방>

-상호 : 대성낚시

-전화번호 : 054-734-1980, 010-6435-2404

-주소 : 경북 영덕군 축산면 영덕대게로 2073

-특징 : 24시간 영업

 

 

드디어 축산항에 도착했다. 꽤 큰 항이라서 낚시방 몇 개는 있을 거라는 생각에 어디 낚시방을 갈지 탐색하지 않았다. <사진2>의 문(?)을 지나 1~200m 정도 직진하면 왼쪽에 에이스마트가 있고, 거기에 <사진3>과 같이 대성낚시가 있다. 들어가 보니 사모님이 계셨다. 상당히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지만, 축산항까지 올라오는 길에 보니 바람도 생각보다 많이 불고 파도도 심해서 적당한 포인트를 알려주실 수 있나 여쭸는데, 그냥 원론적인 두루뭉술한 답변을 해주신다. 밑밥 배합도 조언을 구했지만, "이런 사람은 이렇게 하고 저런 사람은 저렇게 한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었다. 대성낚시의 한 가지 장점은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새벽에 도착했을 때 핸드폰으로 전화주면 바로 가게를 열 테니 부담가지지 말고 연락 달라고 하셨다.

 

여기서는 밑밥으로 크릴2, 집어제 1, 압맥 2를 배합했고, 미끼는 크릴일부와 경단을 구입해서 총 21,000원이 들었다. 역산해보니 크릴이 5,000원, 집어제 4,000원, 압맥 2,000원, 경단 5,000원이었다. 나중에 낚시를 하면서 축산쪽에 자주 출조하시는 분께 강구항 인근의 "영덕21세기바다낚시"와 "신신낚시"에 크릴이 3,000원이라고 들었다. 포항에서 축산으로 이동한다면 강구에서 밑밥을 준비하는게 출조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겠다.

 

 

<그림3. 축산항 갯바위1 - 출처 : 다음 지도>

 

 

<그림4. 축산항 갯바위2 - 출처 : 다음 지도>

-빨간 점 : 처음 도착한 포인트

-파란 점 : 나중에 옮긴 포인트

 

 

<그림5. 축산항 갯바위3 - 출처 : 다음 로드뷰>

-주차공간이 있어서 주차하고 짐을 챙기기 편하다.

 

 

<사진4. 축산항 갯바위 진입로1>

-진입로에서 왼쪽을 바라본 모습

-빨간색 원이 내가 낚시한 두 번째 포인트이다.

 

 

<사진5. 축산항 갯바위 진입로2>

-진입로에서 오른쪽을 바라본 모습

-빨간색 원에 서 있는 사람 오른쪽이 첫 번째 포인트이다.

 

 

<사진6. 축산항 갯바위 진입로3>

-포인트로 내려가는 진입로

-경사가 가파르고 나무계단이 많이 허술해서 위험했다.

 

 

오늘 출조한 곳은 축산항 인근 도보 갯바위(영덕군 영해면 사진리 63-1번지 앞)이다. <그림3>에서 보이듯이 축산항을 지나 조금 북쪽으로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발판도 낚시하기 적당하고 수심도 깊은 편이었다. <그림5>와 같이 주차공간이 있어서 짐 정리에도 편하다. 나도 이곳에 주차하고 짐을 챙겼다. 파도가 높아 많은 포말이 생기고 있었다. 이곳에서 바라보기엔 좋은 낚시 여건으로 보였지만 아래로 내려가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람보다는 파도가 높아서 낚시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첫 번째 잡은 포인트는 <사진5>의 빨간색 원에 있는 사람 오른편이었고, 나중에 옮긴 포인트는 <사진4>의 빨간색 원이다. 자리는 두 번째 자리가 편했다. 포인트로 내려가기 위해 <사진6>의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경사가 생각보가 심하고, 나무계단 발판이 많이 부서져 있어서 불안불안했다. 나무발판 끝을 밟으면 움직이는 발판도 있으니 내려가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7. 축산항 갯바위 첫 번째 포인트 전방 오른쪽>

 

 

<사진8. 축산항 갯바위 첫 번째 포인트 전방 왼쪽>

 

 

<사진9. 축산항 갯바위 첫 번째 포인트 발 앞>

-낚시 후 빝밥통 청소 편의를 위해 봉지를 씌워서 사용하고 있다.

 

 

첫 번째 포인트에 섰다. 전방 오른쪽으로는 <사진7>과 같이 다른 갯바위와 여밭으로 이뤄져 있어 채비를 던질 수가 없었다. 여밭의 수심은 3~4m 이지만 파도가 심해서 정확한 수심을 측정하지는 못했다. 수심을 3m 보다 조금만 내리면 파도 여부에 따라 밑걸림이 생겼다. 전방 오른쪽을 바라보면 <사진8>과 같이 나름 좋은 곳이 나온다. 딱 거품띠 부분에 채스팅을 하고 싶었지만 심한 바람과 파도 때문에 왼쪽에 계신분과 채비가 엉킬 수 있어 제대로 캐스팅 할 수 없었다. 거품띠 오른쪽 끝부분에 조심스레 캐스팅하고 낚시를 시작했지만 그곳에도 여가 있어서 밑걸림이 몇 번 생겼다. 발앞에 수심도 깊고 꽤 괜찮은 홈통이 있었지만, 강한 파도가 오면 모든 것을 밀고 가버리기에 낚시하기 불가능했다. 즉, 첫 번째 포인트는 낚시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낚시 후 밑밥통 청소의 편의성을 위해 봉지를 씌워서 사용하고 있는데 불편함 점이 있어서 앞으로는 봉지를 씌우지 않을까 한다. 첫 번째 불편함은 밑밥을 뭉치기가 힘들다. 주걱에 밑밥을 담아 밑밥통 벽에 문질러 뭉쳐야 하는데 봉지가 움직이다 보니 잘 뭉쳐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밑밥의 원투성이 낮아진다. 두 번째 불편함은 바람이 불면 봉지가 통제불능이 된다. 이건 정말 힘들다. 세 번째 불편함은 봉지를 씌워도 밑밥통은 집에 와서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에 밑밥 냄새 나는 게 신경 쓰이면 사용한 밑밥통을 봉지에 넣은 후 묶어서 트렁크에 넣어야 하겠다.

 

 

<사진10. 축산항 갯바위 첫 번째 포인트에서의 채비>

 

 

나의 채비

▶로드 : 머모피 캡틴 1-530

▶릴 : 바낙스 루니아 2500

▶원줄 : 2호

▶목줄 : TORAY 은린 일본선 1.5호, 3미터 → TORAY L-SE 0.8호, 3미터

▶찌 : zzis V6 전자찌 0.5호 구멍찌 → ARRK Cronix 전자찌 0.8호

▶바늘 : 감성돔 바늘 3호(핑크색)

▶기타 : 원줄 - 면사매듭 - 반원구슬 - 찌 - 쿠션고무 - 수중찌 - 찌멈춤봉(찌 손실 방지) - 도래 - B봉돌 - (G2→B)봉돌 - 바늘

 

 

일몰 후까지 낚시를 할 생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자찌를 사용했다. 전자찌는 0.5호와 0.8호 밖에 없어서 우선 0.5호를 꺼내 들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알게 되었다. 파도가 쎄기 때문에 채비를 신속히 내려야 했고, 목줄과 바늘이 뜨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거운 채비를 썼어야 했다.

 

첫 번째 포인트에서 제대로 캐스팅도 잘 하지 못하고 있으니 옆에 계시던 분이 안쓰러웠는지, 다른 포인트를 알려주셨다. 바로 <사진4>에서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자리이다. 저곳은 2명이 낚시를 하고 있어서 더 들어설 자리가 없었는데, 마침 자리가 비자 내게 알려주셨다. 이곳에서는 재대로 된 캐스팅조차 힘들 것 같아 알려주신 분의 조언을 듣고 자리를 옮겼다.

 

 

<사진11. 축산항 갯바위 두 번째 포인트 앞>

-빨간선 : 여

-빨간x : 캐스팅 지점(약 20m 지점)

 

 

<사진12. 축산항 갯바위 두 번째 포인트에서의 채비>

 

이곳의 상황에 훨씬 좋아보였다. 바람과 파도는 여전했지만 발 앞 여를 넘겨 캐스팅하면 수심이 7~8m이상이나 나왔다. X 지점에 캐스팅한 뒤 파도에 쓸려오는 채비가 발 앞 여에 걸리지 않게만 관리하면 충분히 입질을 받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포인트를 옮기기 전에 채비를 <사진12>와 같이 조금 무겁게 바꿨다. 전자찌는 0.5호에서 0.8호로, 수중찌는 순강수중으로, 목줄 봉돌도 B+2G에서 B+B로 늘려보았다. 더 큰 변화는 목줄을 1.5호에서 0.8호로 바꿨다. 목줄의 변화는 내가 원한게 아니라 1.5호 목줄을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대물 감성돔을 걸어서 0.8호 목줄이 터지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포인트도 좋고, 시간도 지나 해가 스믈스믈 넘어가고 있어 상황은 매우 좋아보였다. 하지만, 감성돔은 내 마음 같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단연 파도였다. 전방 20m 정도 캐스팅을 해도 파도가 내 채비를 나를 향해 밀고 있어 발 앞 여에 몇 차례 밑걸림이 발생했다. 또한, 1m가 훨씬 넘을만한 파도가 내 채비를 들어다 놨다 하고 있으니 수심을 깊게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바람도 내 편이 아니었다. 내 채비와 밑밥이 변화구처럼 휘어서 날아가기 일쑤였다. 그리고 날이 추워서 손가락이 얼어서 인지 이날따라 매듭과 바늘이 잘 안 묶어져서 고생했다.

 

하지만 이날 크릴 미끼과 경단 미끼는 물에 들어가는 족족 사라졌다. 채비가 어느 정도 가라앉아야 사라지는 걸로 보였다. 경단까지 먹어치우는 걸 보니 감성돔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입질다운 입질은 없이 파도에 밑걸림이 발생할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해는 이미 떨어져서 어두워졌고, 여전히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힘든 시간을 보내며 "이제 그만 철수할까"를 고민하던 6시 40분경, 찌가 예전과는 다른 패턴으로 움직였다. 밑걸림이 생길 상황도 아니고, 파도가 잠시 잠잠하던 타이밍에 찌가 스믈스믈 내려가고 있었다. 풀어져 있던 원줄을 거둬들이면서 찌가 다시 떠오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챔질"!

 

마치 밑걸림처럼 묵직한게 느껴졌지만 낚시줄을 통해 전달되는 탈탈거리는 느낌은 "뭔가달려있다"라는 확신을 주었다. 강하지는 않지만 저항하는게 느껴졌다. 끌려오는 도중 몇 번은 처박기도 했다.

 

 

<사진13. 축산항 갯바위 잡은 유일한 조과1>

 

 

천지가 어두워 무엇이 물었는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제발 은빛 감성돔"을 외쳤지만, 들어뽕으로 나에게 다가온 녀석은 <사진13>의 25cm 볼락이었다. 꽤 큰 녀석이기에 살림망에 보관하고 서둘러 미끼를 끼워 캐스팅했다. 30분 정도 열심히 캐스팅하고 밑밥을 뿌려보았지만 더 이상의 응답은 없었다. 밑밥도 거의 다 썼고 점점 더 추워지고 있어 짐 정리를 시작했다. 유일한 조과인 볼락은 현장에서 장만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사진14. 축산항 갯바위 잡은 유일한 조과2>

 

서둘러 짐을 챙겨서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였다. 정리할 짐들을 정리하고, 나에게 입질을 선사해 준 고마운 볼락을 한 접시 회로 변신시켜 거실에 앉았다. 한 명이 먹기엔 다소 아쉬운 양이고, 두 명이 먹기엔 당연히 부족한 양이다. 다행히(?) 송송이(아내)가 잠들어 깨워보았지만 일어나지 않겠다고 한다. 정말 찰지고, 고소하고, 심지어 달콤했다. 오랜 시간 안 좋은 날씨 속에서 건져 올린 유일한 조과라서 더 그럴 수도 있겠다.

 

 

지난번에 튜닝한 포셉은 이 날 사용하지 못했다. 볼락을 잡은 후 바늘을 빼기 위해 포셉을 잡으러 가는 중에 볼락이 스스로 바늘 위 목줄을 잘라주었기 때문에 그대로 살림방으로 넣어주었기 때문이다.

 

포셉 튜닝(목줄 손상 방지) 보러가기

 

언제쯤 튜닝한 포셉의 성능을 정신없이 시험해볼 수 있을까?

 

 

2018.01.04. 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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