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고자 2017년 12월 31일, 부모님 집에 다들 모였다. 부모님, 큰누나네 4명, 작은누나네 4명, 우리집 3명. 총 13명이 한 집에 모이니 정신이 없었다. 13명 중에는 고등학생 1명, 초등학생 2명, 어린이집 2명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집은 보통 1년에 한 번, 주로 신정 즈음에 대게를 사서 먹는다. 영덕이나 포항 등 바닷가(산지)에 주문하면 대게를 쪄서 보내주기도 하지만 주문 전에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과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지러 가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우리 가족은 보통 대구 매천수산시장을 이용한다. 누나네가 칠곡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산지의 가격이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는 나와 송송이(아내)가 엄마를 모시고 매천수산시장에 가서 게를 사오기로 했다. 우리의 목표는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은 러시아산 대게와 홍게를 20~30만원 정도 사는 것이었다.

 

신천대로를 이용해 매천대로에서 내려 칠곡 농수산시장 방향으로 진입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수산시장으로 접근도 하기 전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다른 차들을 따라 대기 했으면 시장진입까지 3~40분, 빠져나오는데 2~30분은 더 걸렸겠지만 쉽게 진입하는 방법을 찾았다.

 

매천수산시장 쉽게 진입하는 방법은 따로 포스팅 할 예정이다. 

 

 

<사진1. 매천수산시장 전경>

 

 

<사진2. 매천수산시장 내부 인파1>

 

 

<사진3. 매천수산시장 내부 인파2>

 

 

매천수산시장 입구까지도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시장에 들어서고 난 뒤가 더 힘들었다. 그리 크지도 않은 수산시장 내부에 사람들이 꽉 차서 발걸음을 옮기기도 쉽지 않았다. <사진2>와<사진3>처럼 모든 길에 사람들이 꽉 차있어서 이것저것 구경하기도 힘들었고, 좋은 물건이 있어 마음속으로 찜해놓고 다른 곳을 둘러본 후 가보면 이미 그 물건은 팔린 뒤였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그냥 잡아야 했다.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본 결과, "그 놈이 그놈이다. 일단 사자!" 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진4. 매천수산시장 대게>

 

 

<사진5. 매천수산시장 킹크랩1>

 

 

<사진6. 매천수산시장 킹크랩2>

-킹크랩은 물속에, 내 손은 물 밖에 있으니 직접적인 비교는 안 되겠지만, 눈대중으로 킹크랩 몸체가 내 손바닥만 했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1kg에 75,000원에 팔리고 있었고, 대부분 1.5kg(112,500원)정도였고, 큰 것은 2.0kg(150,000원)까지 되기도 했다.

 

 

<사진4>의 대게는 딱 봐도 좋아보였다. 크기도 크고, 무게도 좋았다. 그래서 인지 제일 오른쪽 5마리가 20만원이었다. 저 정도는 돼야 먹을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13명이 먹을 예산이 2~30만원인데, 달랑 5마리로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애초에 목표로 삼은 러시아산 대게를 찾아 나섰지만 잘 취급하지도 않았고, 일부 취급하는 곳은 이미 다 팔린 뒤였다. 이러다가 13명이 배부르게 먹을 만큼 사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친구들과 먹은 킹크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음 같아선 <사진5>와 <사진6>의 킹크랩을 사먹고 싶었지만 저 녀석들 또한 가격이 만만치 않기에 2월에 친구들과 먹기로 마음을 다잡고 눈으로만 즐겼다. 작년에 친구들과 대게를 먹으러 갔다가 166번 아줌마한테 설득당해서 킹크랩을 먹어봤는데, 그 맛이 정말 좋았다. 킹크랩을 먹으니 대게가 쭈구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비교를 한다면, 홍게만 먹다가 대게를 먹었을 때의 느낌이 대게만 먹다가 킹크랩을 먹었을 때 느낌과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 킹크랩을 먹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다. 2017년 2월에 킹크랩이 kg당 75,000원이었고, 이 날도 동일한 가격이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입구에서 가까운 25번 집에서 대게와 홍게, 그리고 냉동새우 몇 마리를 구입했다. 그런데 대게처럼 생긴 것을 대게라 부르지 않고 청게라고 부르고 있었다. 청게가 무엇인지 물어보니 "박달대게 되기 전 단계"라고 하던데, 그럼 박달대게 세끼를 청게라 부르는 것인가 생각했다. 청게를 현장에서 검색해보았으나 정보가 거의 없었다. 이곳의 청게 크기가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8마리 14만원 정도의 대게보다 커서 청게로 결정했다.  

 

 

하지만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보니 청게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녔다고 한다.

-대게와 붉은대게(홍게)의 잡종인 "너도대게"의 별칭

-대게의 등은 갈색 빛, 청게의 등은 불그스름

-서식수심 450~600m (대게는 120~350m, 홍게는 400~2,300m에서 서식)

-대게가 나지 않는 여름-가을철에 맛볼 수 있어서 인기

-이 정보들도 인터넷 기사를 참고한 것으로 청게에 대한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사진7. 매천수산시장에서 구입한 것들>

-청게 5마리 85,000원

-홍게 8마리 140,000원

-냉동새우 8~10마리 10,000원 - 꼬맹이들 게 안 먹을까 해서 구입함

-청게 작고 다리 떨어진 것 2마리 15,000원

-총 250,000원

 

 

 

<사진8. 매천수산시장에서 구입한 냉동새우 박스>

 

 

<사진7>의 물건을 구입해서 쪄달라고 부탁했다. 거의 1시간 정도 기다렸다. 찌는 시간은 20여분 걸리는데, 찜기가 하나여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쫌 걸렸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대나팔이라는 고둥도 샀다. <사진8>의 박스는 이 날 구입한 냉동새우 박스이다. 명칭은 "냉동 아르헨티나 붉은 새우"이다. 1박스에 3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어떤 새우인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어와 검색해보니 인터넷에 동일한 제품이 29,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일단 수산시장에서 터무니 없이 비싸게 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9. 찐 게가 모습을 보였다>

 

 

<사진10. 매천수산시장 25번 가게 모습>

 

 

<사진11. 매천수산시장 25번 명함>

-이곳은 킹크랩을 kg 당 72,000원에 판매하고 있어서 명함을 하나 챙겨왔다.

-대게와 홍게의 적기가 2, 3월이라고 적혀있다.

 

 

<사진12. 식사 시작>

 

 

약 1시간 뒤 우리의 게가 <사진9>와 같이 다 쪄진 모습으로 박스에 담겼다. 게 담는 스티로폼 박스 하나에 모두 담겼다. 서둘러 시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집에는 굶주린 13명이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3명이 붙어서 허겁지겁 먹다보니 준비해온 게가 부족했다. 그래서 구경하면서 사온 대나팔을 서둘러 삶고, 게장밥도 얼른 해먹고, 라면도 2개 끓여서 먹었다. 우리가족 13명에게 오늘사온 게는 부족했다. 누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년에만 해도 2~30만원으로 게를 2박스 사왔다고 했다.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

 

 

이 날 구입한 청게와 홍게, 그리고 냉동새우에 대한 후기

-청게는 일단 다리와 몸통에 살이 충분하지 않았다. 살이 덜 찬 것인지 또는 빠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청게의 맛은 과거에 먹어본 대게보다는 못했다. 단맛보다는 조금 짠맛이 났다.

-청게의 딱지 속 게장도 충분하지 않았다.

-홍게는 다리과 몸통에 살도 많고 많이 짜지 않고 적당히 좋았다. (몸통은 조금 짰다)

-홍게의 짝지 속 게장은 충분했다.

-냉동새우는 꼬맹이들이 다 먹어치우는 바람에 몸통을 먹어보지 못하고 대가리만 먹어봤다. 평범한 냉동새우로 보인다. 수산시장에서 비싸게 팔고 있지 않으니 함께 사서 먹는 것도 좋았다.

 

 

2017.01.02. 코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