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살면서 생기는 불편함 중 하나가 주차문제이다. 요즘 지어지는 아파트들도 세대 당 주차대수가 1.2 ~ 1.3대에 불과하고 예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세대 당 주차대수가 1대가 되지 않는 곳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중주차가 많이 일어나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경산의 한 아파트는 1990년대에 준공되어 만 20년이 넘은 아파트이다. 추운 날씨에 차들이 지하로 많이 내려오면서 부득이 하게 경사로에 주차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날이면 다음날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경비원께서 핸드폰과 집 인터폰으로 연락해서 이동 주차를 하라고 하시는 바람에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몇 차례 방문해서 불편함을 호소했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아파트 주차 문제의 원인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1. 부족한 주차 공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총 세대수가 973, 총 주차공간이 935대로 세대 당 주차공간이 0.96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등록된 차량 수는 1,231대로 총 주차공간보다 296대가 더 많이 등록되어 있다. 이렇게 부족한 주차공간은 별도의 주차 공간(땅)을 매입하지 않는 한 물리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한된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차가 없는 집이 드물어진 만큼 주차장설치기준(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1))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2. 관리사무소장의 관리 의무 포기2)

 

아파트에 주차공간이 935대에 불과하지만 관리사무소장은 입주민들의 차량등록을 관리(제한/통제)하지 않고 모두 받아주고 있었다. 관리사무소장은 주차공간보다 많은 차량의 등록을 사실상 방치하면서 아파트 내의 부족한 주차 공간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중주차 등의 문제를 해당 차주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3. 주차시설수선충당금

 

대부분의 아파트는 2대 이상의 차량을 등록하는 세대에 "주차시설수선충당금" 이라는 이름으로 소액의 비용을 관리비에 포함하여 징수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주차시설수선충당금은 1대는 0원, 2대는 5,000원, 3대는 10,000원 등의 방식으로 소액을 징수하고 있으며 별도의 주차비는 징수하지 않고 있다.

 

우리 아파트의 경우, 2016년 주차시설수선충당금은 수입 17,705,000원 지출 373,000원이고, 2017년에는 수입 18,485,000원 지출 131,000원이었다. 수입 대비 지출이 각 2.1%와 0.7%에 불과하고 있다. 지출은 모두 불법주차스티커를 구입하는 용도로 지출되었다. 주차시설의 수선을 위한 모아두는 금액을 관련이 없는 곳에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금액들은 어디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주차시설수선충당금은 징수 법적근거가 없는 잡수입이기에 관리규약에 따라 전용할 수도 있다.

 

 

4. 주차비

 

아파트에서 주차비를 징수한다는 것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는 있겠지만, 일부 아파트들은 주차비를 징수하고 있다. 2006년 대법원은 입주민 주차비 부과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1가구 2차량 소유의 입주자들을 1가구 1차량 소유의 입주자들과 차이를 두는 것은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판단했다.3)

 

이렇게 징수한 관리비를 별도 주차 공간 마련에 사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등록차량 2대 이상의 세대에서 징수한 주차비로 등록차량 0대인 세대 관리비를 차감시켜 주는 것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5. 주차 공간 차별

 

아파트 단지 내 2대 이상 등록차량에 대해 주차비용 추가부담, 주차가능 시간 및 장소의 한정, 첫 번째 등록차량과 구별되는 주차스티커를 부착하는 등으로 주차장 이용 제한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첫 번째 등록차량은 녹색, 두 번째 이상 등록차량부터는 핑크색의 주차 스티커를 발급한 후, 핑크색 주차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의 주차공간을 특정 공간으로 제한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상고심(고등법원)의 판결이 있었다.4)

 

예를 들어, 지하 주차장은 녹색 스티커를 붙인 차량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핑크색 스티커를 붙인 차량은 지상에만 주차하게 하는 방법이다.

 

 

 

결론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여 관리사무소장 및 입주자대표회의에 민원을 제기했다(18.01.27.). 민원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1. 아파트 주차공간보다 많은 차량 등록을 제한하지 않아 주차 공간 부족을 야기 및 방치

2. 차량 등록 대수 제한, 주차구역 제한 또는 주차료 징수 요청

 

 

2018.02.14. 동대표 회장으로부터 유선으로 회신을 받았다.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1. 제기한 민원에 대해 동의함

2. 지금까지 차량 등록에 대해 관리사무소장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보다는 차량등록 제한에 대한 필요성이 적었으며, 과거부터 이어져 온 방식이므로 양해바람

3. 제기한 민원에 대해 당장 조치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으니, 향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해결 방법을 모색하도록 하겠음

4. 아파트 내에 다른 동에는 주차공간이 덜 복잡한 곳도 있으니 이용에 참고 바람

 

 

 

<그림1. 아파트 내 주차 안내문>

 

 

아파트 내 적절하지 않은 주차 차량에 대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아파트 관리주체(관리사무소장)의 관리 의무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및 참고자료

 

1)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2018.02.09.시행)

2) 공동주택관리법 제64조(관리사무소장의 업무 등) ②관리사무소장은 공동주택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공동주택의 입주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업무를 집행한다.

 

3) 아파트 관리 신문 - 입주민 주차비 부과 '정당' : http://www.ap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653

 

4) 아파트 관리 신문 - 2대 이상 등록차량의 주차장 이용 제한 '정당하다' : http://www.ap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399

 

 

 

2018.02.19. 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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